꿀TIP. 마이웨이로 사는 법

글 초안을 저장해두고 아침에 잡지를 읽다 발견한, 
글에 잘 맞는 나태주 시인의 말씀


얼마 전에 언니랑 같이 클라이밍 체험을 했었는데
재미있긴 했는데 나랑 잘 맞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뭐든 잘 해야 재미가 붙는 법인데
클라이밍을 잘 하려면 체중이 가볍고, 악력이 세야 한다.

나는 표준 체중이고 악력이 약하다.


반면에 우리 언니는 키에 표준 체중보다 꽤 적게 나가는 편이고 
악력도 나보다는 세서
나보다 더 쉽게 클라이밍에 재미를 붙였다.

결국 언니는 클라이밍장 한 달 권을 끊었고, 나는 한 번의 체험으로 만족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나는 집 근처 복싱장에 등록했다.
잘 할 수 있는지 어떨지는 잘 몰랐지만
1. 집에서 제일 가깝고
2. 헬스보다 재밌어 보이고
3. 재난 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서
그냥 복싱장 가자마자 바로 한 달을 끊었다.

찐 고수들 사이에서 쭈굴거리다 흥미를 잃거나, 줄넘기만 하다 그만두는 건 아닐까 했지만
이제는 퇴근하고 복싱장에 안 가면 허전할 정도로 재밌게 다니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집중해서 나한테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 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가볍지 않아서, 악력이 세지 않아서 클라이밍을 못하면
그만큼 무게를 실어서 펀치를 날릴 수 있는 복싱을 하면 된다! 
복싱도 안맞으면 태권도를 해도 되고 주짓수를 해도 되고
배드민턴을 하든가 아니면 달리기를 해도 된다.



운동할 때가 아니더라도 언니랑 나랑은 다른 게 많다.
언니는 귀가 정말 작고 단단해서 피어싱을 뚫을만한 자리가 많이 없다.
나는 귀가 크고 말랑해서 피어싱 부위가 너무 많아 고민이다.

근데 나는 알러지가 있어서 특정 소재 피어싱이 아니면 못끼고
언니는 그런 거 없이 길거리에서 산 아무 귀걸이나 잘 낀다.

같은 부모님을 두고 있는 자매도 이렇게 다 다른데
생판 남은 얼마나 더 다를까



각자 갖고 있는 장단점 특징 다 다르고
그걸 바탕으로 할 수 있는 것, 갈 수 있는 곳이 다 다르다.

근데 가끔 그걸 까먹고 자꾸 묶어서 생각하려고 한다.

나랑 같은 나이인데...?
나랑 같은 학교 나왔는데...?
나랑 같이 ~를 시작했는데...?

얼핏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 비슷한 게 더 많은데 
묶어서 같은 그룹인데 왜 달라? 생각하다 보면
다른 내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그 사람이 이상한 것 같고 그렇다

TIip. 잊지말고 똑같이 울 엄마아빠 자식이어도 다른 나와 언니를 떠올리자


한 면만 보이는 다른 사람의 것을 내 것과 비교해서 괜히 우울해말고
내 자신의 여러 면에 집중하고 계발하자~~~는 생각~!
참고로 최근의 나는 괜히 우울해지려는 참이면 '복싱장 가서 샌드백이나 치고 오자' 한다.



그렇게 움직이기도 힘들 때는 주변에 물어봐서 사주라도 보고 오자


너답지 않게 왜이래! 나다운게 뭔데!!!같은 드라마 단골 대사 읊다가도
사주 한번 보러 가면
긍정적인 반응 -> 오...내 인생이 이렇구나...! 뭔가 마음의 안정
부정적인 반응 -> 니가 몰 알아! 내 인생에 대해 니가 몰 아냐고! 내 인생이야!

둘 다 결론 : 나 다운 것, 내 인생을 알게 됨 -> HAPPY


사주 홍보 대사는 아니고 
하여튼 핵심은 내 인생에 집중해서 마이웨이로 살자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마이웨이 인생의 본보기!
내 인생의 롤모델! 우리 아버지
귀여운 라이언이 아빠다.

딸래미가 관심갖고 뭔 말해도 맨날 저 이모티콘 써서 
왜 자꾸 쓰냐고 했더니 '내맘' 이라고 하신다.


아버지처럼 살자!

내 인생에 집중하고 누가 뭐라 하면 '내맘'이라고 하는 삶!


믓지게! 열정 있게!

백숙 먹고 싶은데 남들이 낙지 먹자고 하니까 일단 따라서 먹다가
나중에 '내가 백슉먹쨔했쨔나!' 하지 말고!
처음부터 '나는 백숙 먹으께!' 하고 옆테이블에서 백숙 따로 먹는 삶!

아자 아자 화이자!



진지하게 시작했다가 어이없이 끝나는 용두사미같은 오늘의 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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