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318 Phillip island travel









투어 버스 상품으로 필립 아일랜드에 다녀왔다

사실 같은 집에 사는 친구들이 이야기하기 전까지 필립 아일랜드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당연한게 지금 호주에 살고있지만 그 전까지 호주 여행을 계획해본 적이 없고 지금도 아직은 여행이 한 6개월이나 후의 일이라 호주에서 여행할만한 장소가 어디 어디 있는지 알아보지않았기때문이다. 친구들이 세상에서 제일 작은 펭귄들을 볼 수 있고 차로 갈 수 있는 섬이라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룸메들이랑 투어 버스 상품을 예약했었다.

아침에 서둘러서 플린더스 역을 지나서 약속 장소로 갔는데 우리가 살짝 늦었지만 다행히 버스도 아직 오지않아서 다른 예약자들도 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 같이 투어 가는 사람 중에서 이름은 모르지만 얼마전에 내가 일하는 빌리지에서 체크아웃하고 나간 일본인을 만났다. 역시 언제 어디서 누굴 다시 만나게될지 모르는 일이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멜버른 중심을 벗어날수록 날씨가 안좋아졌다. 가는동안 날씨가 안좋을거라는 이야기는 대충 들었었지만 생각보다 더 바람이 많이불었다. 다행히 우리가 트래킹해야하는 언덕에 도착했을때는 해는 떴지만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었고 그 바람에 휩쓸려온 바닷가 모래가 얼굴이며 팔이며 때려대는바람에 너무 따가웠다. 바닷가라 좀 추웠는데 따가운게 더 컸기때문에 입고있던 셔츠를 벗어서 얼굴에 감싸고 선글라스를 써서 눈을 보호했다.

아예 바닷가로 내려오니 모래바람은 덜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는데 정말 바다가 엄청나게 컸다.
집에서 바닷가가 가까워서 자주 바다에 갔고 제주도에서도 한 달 반 일하며 많이 본 바다였지만 역대 최고의 스케일이었다. 모래사장도 끝이 안보이고 파도도 엄청 높아서 조금만 더 날씨가 안좋고, 내가 파도쪽으로 좀 더 다가가면 금방이라도 먹힐 것 같았다.

언덕에서 조금 걷다가 바람이 너무 심해서 사람들이 바람에 떠밀리고 비도 좀 내리자 다시 버스로 돌아가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가이드가 날씨가 좋지않으니 버스로 돌아가고싶은 사람들은 가도되고 한명이라도 계속 가길 원하면 자긴 같이 간다고했다. 여기까지왔는데 이미 맞은 비바람때문에 버스로 돌아가는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고 나를 포함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계속 가는걸 선택했다. 다행히 곧 날씨가 개어서 버스로 돌아갔다면 보지못했을 멋진 절벽과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약간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 볼 수 있는 주변 지역과 바닷가의 풍경같은 느낌의, 하지만 더욱 더 큰 스케일의 호주의 자연을 볼 수 있었다.

거의 두시간반? 세시간? 동안의 트래킹을 마치고나서 근처에 있는 마을에서 점심시간을 짧게 가지고 잠시 아쿠아리움이 있는 곳(제주도 노을 해안로 같았다)에서 쉬었다가 펭귄 퍼레이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막 버스에서 자다깨고 버스안에서 틀어놓은 에어컨때문에 컨디션이 안좋아지는게 느껴졌다. 애들이랑 겨울에 에버랜드에서 한참 놀다가 저녁에 느끼는 그 피로감이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다시 충전하고 펭귄들이 귀가하는 모습을 보려고 해안가로 나갔다. 내 손가락으로 한뼘정도밖에 안되는 펭귄 떼들이 바다에서 해안가로 돌아와서 파닥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하지만 규칙상 펭귄들 사진을 못찍게 되어있고 몰래 찍는다하더라도 이미 해가 진 상태에서 어둑어둑해서 노이즈 가득한 사진만 얻게될 거란걸 알았기때문에 그냥 눈으로만 감상했다.

 점점 해가 완전히 지면서 바닷가 위로 별이 가득해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이미 갔다왔던 친구들이 별이 정말 최고라고했는데 진짜 그 어디서 본 별들보다 훨씬 멋진 밤하늘이었다. 시간이 남는다면 버스 앞쪽에서 삼각대를 세워놓고 별 사진을 찍고싶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애매해서 사진으로 남기지못했다. 커피를 먹어서 그런지 돌아오는 두시간 내내 버스에서 안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멜버른 시내로 돌아왔다. 투어버스나 패키지 상품을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데 이번엔 정말 좋았던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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